산속에서

길을 잃어 보지 않은 사람은 모르리라.

터덜거리며 걸어간 길 끝에

멀리서 밝혀져 오는 불빛의 따뜻함을

막무가내의 어둠 속에서

누군가 맞잡을 손이 있다는 것이

인간에 대한 얼마나 새로운 발견인지

산속에서 밤을 맞아 본 사람은 알리라

그 산에 갇힌 작은 지붕들이

거대한 산줄기보다

얼마나 큰 힘으로 어깨를 감싸 주는지

먼 곳의 불빛은

나그네를 쉬게 하는 것이 아니라

계속 걸어갈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을

- 나희덕-

 〈나만의 시 해석〉

누구나 한 번쯤은 어둠 속에서 길을 잃고 산속을 헤매이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처음엔 그 어둠이 단지 두려움으로 다가오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 점 어둠 속에서

헤매이는 자신이 혼자임을 깨닫게 되어 혼자라는 것에 더 두려워집니다.

그 속에서 누구와도 함께 할 수 없다는 것이 두려움이 되어 누군가의 손길이 

간절하게 그리워지게 됩니다.

지난 시간 사람들로부터 받은 상처들이 어쩌면 그를 그곳으로 몰아넣은 것은 아니었나

그들을 피해 그 캄캄한 곳으로 스스로 숨은 것은 혹 아니었나 

어둠 속에서 길을 잃어버린 자신을 바라보며 미워한 사람들의 얼굴을 떠올려봅니다.

미처 화해하지 못한 그들의 얼굴이 갑자기 그리워지는 것은 왜일까요

그때 멀리서 보이는 희미한 불빛에 지쳐 있던 발끝의 힘줄이 반응하며 나그네의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그리고 그는 그 불빛을 향해 나아가며 생각합니다.

이제 세상 속으로 다시 걸어가  내게 상처 준 그들을 용서하리라

그리고 포옹해 주리라 

길을 잃어 본 사람은 그렇게 사람의 향기를 그리워하게 됩니다. 

그리고 세상 속에서의 갈등마저 받아들일 용기가 생깁니다. 

우리에게 먼 곳의 불빛은 무엇일까요?



바로 하나님의 빛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