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복음 26장 69절에서 75절

나아와 이르되 너도 갈릴리 사람

예수와 함께 있었도다 하거늘

베드로가 모든 사람 앞에서 부인하여

이르되 나는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지

못하겠노라 하며

앞문까지 나아가니 다른 여종이 그를

보고 거기 있는 사람들에게 말하되

이 사람은 나사렛 예수와 함께 있었도다

하매

베드로가 맹세하고 또 부인하여 이르되

나는 그 사람을 알지 못하노라 하더라

조금 후에 곁에 섰던 사람들이 나아와

베드로에게 이르되 너도 진실로 그

도당이라 네 말소리가 너를 표명한다

하거늘

그가 저주하며 맹세하여 이르되 나는

그 사람을 알지 못하노라 하니 곧 닭이

울더라

이에 베드로가 예수의 말씀에 닭 울기

전에 네가 세 번 나를 부인하리라 하심이

생각나서 밖에 나가서 심히 통곡하니라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모두 예수님을 따라가는 삶을 시작한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어떤 면에서는 이 땅의 삶을 살고는 있을지라도 하늘의 시민권을 가지고 살아가는 이방인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오히려 이 땅에서는 이방인이 되는 것이죠.

세상에서는 이방인이요 하늘나라에서는 시민권을 가진 백성들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그 두 세상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며 성화의 과정을 밟아가고 있습니다. 현실이라고 여기는 이 땅에서의 삶과 실제가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실체가 될 그 왕국을 바라보면서 말입니다.

오늘 4부 예배에서는 예수님과 함께 실제 삶을 살며 믿음의 길을 걸어갔던 제자를 통해 우리의 연약함을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다 예수님을 사랑하는 마음, 그 자체는 진심이지만 어떤 환경 속에서는 그 사랑이 속절없이 무너져 내리고 만다는 것입니다. 여기 베드로를 통해서 우리의 눈으로 직접 목격하게 됩니다.

나 역시 어떤 때는 주님을 위해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을 것 같은 담대함을 가지지만 또 어떤 환경에서는 그 마음을 지키지 못하고 속절없이 주저앉아 부인하고 싶을 때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늘 베드로의 통곡이 어쩌면 우리 모두의 통곡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베드로가 선 자리에 나를 대입시켜 보니 나는 원래 그런 연약한 존재임을 부인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런 나를 위해 예수님이 오셨다는 것 또한 알게 되었습니다.

" 베드로야 너의 연약함을 이해한다" , 예수님은 베드로의 부인을 원망하지 않으시고 온화한 눈빛으로 바라보시며 이렇게 말씀하시지 않았을까요?

" 그것은 너의 잘못이 아니다." 라고 말하는 주님의 눈빛으로 베드로는 더 통곡할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그 주님과의 시선을 마주치면서 베드로는 주님이 베드로에게 말한 " 닭 울기 전에 네가 나를 세 번 부인하게 되리라" 는 말이 떠오르면서 북받쳐 오르는 오열을 참을 수 없었던 것이 아니었을까요? 설교 도중 그 장면을 연상해 보니 눈가에 뜨거운 입김이 부는 것처럼 달아오르더니 끝내 눈물을 참지 못하고 터뜨리고 말았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는 바로 우리의 십자가였습니다. 우리의 옛 자아, 바로 아담의 본성인 옛 자아를 죽이시기 위해 예수님이 친히 우리를 대신하셔서 십자가에서 죽으셨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는 땅의 것을 구하여야 할까요? 하늘의 것을 구하여야 할까요?

우리는 이미 그 답을 성경을 통해 알고는 있지만 우리 안의 옛 본성이 그것을 원하지 않고 여전히 땅의 것을 구하게 만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여기 베드로가 자기가 처한 환경을 바라보았을 때, 예수님을 부인하게 된 것처럼 우리 역시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을 바라본다면 베드로와 같이 주님을 부인하게 되지 않을까요?

그러나 하늘을 향해 우리의 시선을 고정시킨다면, 그 환경보다 더 큰 하나님의 사랑과 능력을 바라보며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을 뛰어넘어 주님 안에서 믿음의 승리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노아는 그 좁은 방주에서 1년 17일 동안 땅의 물이 빠지기를 기다려야만 했습니다. 그 제한된 공간에서 많은 동물 배설물의 냄새를 맡으며 그것들을 돌보면서도 노아가 믿음을 지킬 수 있었던 것은 다름 아닌 하늘을 향해 난 창문을 바라보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가 자신이 처한 상황을 바라보았다면, 그는 분명 미치고 말았을 것입니다. 하늘을 향해 난 창문을 바라보았기 때문에 그 좁은 공간에서도 견뎌낼 수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 또한 지금 우리에게 일어나고 있는 문제를 바라본다면, 주님이 주신 평강을 누리지 못할 것입니다. 주님은 이미 십자가에서 우리의 옛 자아를 못 박아 죽이셨습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걱정할 것은 전혀 없습니다. 폭풍을 잠재우시고 죽은 나사로를 살리신 주님이십니다. 그분은 만물을 품고 계시며 만물의 주인이시므로 모든 우주의 피조물들이 그분의 명령에 순복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병이나 우리의 문제 역시 그분 안에서 문제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때로는 주님은 우리의 시선을 하늘을 향해 고정시키시기 위해 우리에게 연단의 길로 걸어가게 하십니다. 그것으로 인해 이 땅의 것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하늘을 향해 소망을 키워갈 수 있게 만드시기 때문입니다. 낮은 땅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볼 때, 우리의 시야는 좁지만 비행기를 타고 하늘 위에서 땅을 바라보면 넓은 시야로 세상을 볼 수 있는 것처럼 우리가 주님께 시선을 고정할 때, 그 순간 하늘의 주님께서 우리의 영혼의 마음을 열어 다시 하늘의 관점에서 땅을 바라볼 수 있게 해 주십니다. 그때 우리는 육안으로 볼 수 없었던 것들을 비로소 보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지금 내가 앓고 있는 이 병이 낫는 것이 내게는 최선이라고 생각되지만 하나님의 관점에서 보면 그것을 가지고 살아가면서 주님의 일을 할 때 더 많은 주님의 열매를 맺을 수 있다면 나는 그것을 위해 사도바울과 같이 기뻐하며 살아갈 수 있어야 되지 않을까요?

우리가 예수님의 십자가의 은혜가 얼마나 놀라우며 얼마나 위대한 것인지를 알게 될 때, 저절로 우리 목숨을 아끼지 않고 주님을 위해 내어줄 수 있을 것입니다. 그 일은 성령님이 하시는 일이시라고 봅니다. 베드로가 성령의 임재 이후 완전히 달라져 담대함을 보였던 것처럼 말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성령의 시대이므로 베드로보다 우리는 더 좋은 환경에서 믿음의 생활을 하고 있다고 봅니다. 그럼에도 우리 역시 베드로와 같이 아니 어쩌면 더 많은 부인과 낙망으로 통곡하고 오열하며 때로는 믿음의 자리에서 주저앉게 되겠지만 그때마다 따스한 주님의 시선과 " 네가 너의 연약함을 안다. 그래서 내가 너를 위하여 십자가를 지지 않았느냐? 그러니 너를 보지 말고 나만 바라보아라" 하시는 온화한 말씀을 기억하며 소망을 가진다면 주저앉은 그 자리에서 다시 일어나 걸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미가서 7장 8절에서 미가 선지자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나의 대적이여 나로 말미암아 기뻐하지 말지어다

나는 엎드러질지라도 일어날 것이요 어두운 데에

앉을지라도 여호와께서 나의 빛이 되실 것임이로다 아멘~

우리 다 같이 우리의 문제를 보지 말고 주님만 바라봅시다. 빛을 향하면 아무리 작은 빛이라도 그 어둠을 밝히고 마는 것처럼 우리의 시선을 주님께 고정시킨다면 우리에게 문제 될 것이 아무것도 없을 것이라고 봅니다. 그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지라도... 그 문제를 이겨나가는 영혼의 강건함을 키워주신다면 그것보다 더 큰 축복이 어디 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