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부터 작은 미동에도 콧등에 땀이 맺히더니 2부 예배가 시작될 무렵에는 온몸을  파고드는  무더위가   몸의 기운을  소진시키기  시작했습니다. 

오늘의 설교 말씀의 주제는 새롭게 하시는 하나님이었습니다. 그 속에 담겨 있는 핵심은 아마 "만남"이 아니었나 생각해 봅니다. 목사님의 설교 중에서 우리를 향한 짧은 질문이 있었는데 " 우리는 언제 하나님을 만납니까? "였습니다. 

주어진 말씀은 창세기 28장 11절에서 22절까지의 말씀이었는데 야곱이 하나님을 만나는 장면이었습니다. 

야곱은 하나님의 축복이 얼마나 귀한 것인지 아버지 이삭의 삶을 통해 지켜보게 된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 하나님의 축복권을 얻고자 형, 에서를 속이는 간교를 쓰기도 하고, 어머니 리브가가 시키기는 했지만 형,에서의 모습으로 변장해서 아버지 야곱으로부터 장자의 축복을 받아내는 끈질긴 집착을 보였던 것 같습니다. 

저는 야곱의 그런 모습에서 비록 도덕적인 면에서는 에서보다 부족하였을지 몰라도 하나님의 축복을 바라는 간절함에서는 하나님의 마음을 사로잡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런 야곱이 이제 형의 복수를 피해 밧단아람으로 도망가는 길에, 잠시 자신의 막막한 미래를 향한 불안감과 두려움으로 돌베개를 베고 잠을 청하고 있었습니다. 

우리도 이 야곱과 같이 어찌할 수 없는 환난 속에서 두려움을 안고 잠을 청하는 때가 있지 않습니까? 

우리는 누구나 익숙한 삶의 패턴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때로 우리를 벼랑 끝으로 몰아붙이실 때가 있습니다. 하나님은 시련이라는 도구를 사용하셔서 그 편안한 일상에서 우리를 떠나게 하십니다. 때로는 그 방법이 너무 고통스러워 앞을 향해 나아가기보다 다시 지난날의 그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에 지난날의 행복을 되돌려달라고 통곡을 하며 하나님, 내게 왜 이런 시련을 주시나요?  부르짖으며  하나님을 원망하기도 합니다. 

오늘 이 야곱이 바로 그런 우리들이 아닐까요? 

그런데 하나님은 이곳 캄캄한 어둠의 빈 들에서 야곱을 만나 주십니다. 그전에도 야곱의 삶에는 분명 하나님이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아버지 이삭의 하나님이었지 야곱 자신의 하나님은 아니었습니다. 그의 삶에서 직접 만나 주신 하나님은 아니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이 빈 들에서, 야곱이 모든 것을 잃고 행복한 삶의 터전을 떠나 캄캄한 어둠의 장막이 드리운 낯선 곳에서 잠을 청할 때, 하나님은 직접 찾아오셔서 야곱을 향해 말씀을 하고 계시는 것입니다. 

나는 여호와니 너의 조부 아브라함의 하나님이요 이삭의 하나님이라 네가 누워있는 땅을 내가 너와 네 자손에게 주리니

네 자손이 땅의 티끌같이 되어 네가 서쪽과 동쪽과 북쪽과 남쪽으로 퍼져나갈 지며 땅의 모든 족속이 너와 네 자손으로 말미암아 복을 받으리라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너를 지키며 너를 이끌어 이 땅으로 돌아오게 할지라 내가 네게 허락한 것을 다 이루기까지 너를 떠나지 아니하리라 하신지라

하나님은 지금 우리에게도 이 말씀을 하고 계시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항상 우리를 찾아 와 주시는 하나님이었습니다. 우리가 죄인 되었을 때, 우리를 찾아  와 주셨고, 세상이라는 파도에 밀려 주님을 떠나 세상의 유혹에 떠내려갈 때도 주님은 우리를 버려두지 않으시고 찾아와 주셨습니다. 우리가 사람에게 상처받고 사람을 사랑할 수 없을 때도, 우리에게 십자가의 사랑을 보여주시면서 용서를 가르쳐 주시고 다시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을 품게 하셨습니다. 

저는 15절에 내가 너에게 허락한 것을 다 이루기까지 너를 떠나지 아니하리라 이 말씀이 너무 큰 은혜가 되었는데 마치 저에게 직접 말씀하고 계시는 것이 아닌가 생각되었습니다. 

" 너에게 허락한 것을 다 이루기까지" 우리 각자에게 주신 소망의 약속이 있다고 봅니다. 야곱을 통해 이스라엘이라는 나라를 이루시고 그 나라를 통해 지구의 모든 만민이 하나님의 권능을 보게 되어 하나님의 예언의 신실하심을 알게 하시는 것처럼 우리 역시 가정에서, 혹은 일터에서 학교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그 장소에서 하나님의 나라를 세워가는 일에 작은 벽돌이 되어가라고 하시는 것이 아닐까요? 

그러나 우리 인간은 너무나 약하고 변덕스러워 우리 스스로 그런 변화를 이뤄갈 수 없습니다. 변화의 동기와 필요성은 알지만 우리가 스스로 변화되지 않기 때문에 하나님은 우리를 고난이라는 터널로 밀어 넣는 때가 있습니다. 

탕자의 비유에서 탕자는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지도 않았는데 자신이 물려받을 유산을 미리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그는 " 재산 중에서 내게 돌아올 분깃을 "내게 주소서"라고 말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아버지는 그 요구를 들어주게 되고 둘째 아들은 재산을 가지고 먼 나라로 가서 헛된 일에 재산을 탕진합니다. 그는 모든 것을 잃고 더 이상 먹을 음식도 없이 곤궁하게 되었을 때 집으로 돌아갈 결심을 합니다. 그는 스스로 주인 되어 살아보았지만 결국 빈털터리가 되었던 것입니다.

그가 집을 돌아와 아버지에게 하는 첫 번째 말은 " 나를 품꾼의 하나로 보소서"였습니다. "주소서" 가 "보소서"로 바뀐 것을 주목해 보시면 그가 역경을 통해 자신의 무력함을 깨닫게 되었고 오직 아버지의 은혜만이 자신을 살릴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성경은 고난을 통해 하나님을 만나게 하신다는 것을 많은 부분에서 언급하고 있습니다. 저의 삶에서도 고난으로 인해 하나님을 만났기 때문에 감히 고난을 우리의 삶을 황폐하게 하는 실패의 시간이라고 말할 수 없으며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손이 영생의 삶으로 이끄는 축복의 끈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여전히 편안하고 안락한 삶을 추구하게 됩니다. 만약 하나님이 우리에게 고난을 주시지 않는다면 우리는 과연 주님의 인도하심에 순종할 수 있을까요? 저 스스로 솔직하게 고백해 본다면 ... 아마 힘들지 않을까요? 

그래서 저는 제 삶에 주어지는 어려움을 하나님이 나를 붙들어 주시기 위한 기도의 끈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도 사도 바울의 고백처럼 환난 중에도 즐거워합시다. (로마서 5장 3절)

로마서 5장 3절에서 5절

다만 이뿐 아니라 우리가 환난 중에도

즐거워하나니 이는 환난은 인내를,

인내는 연단을, 연단은 소망을 이루는

줄 앎이로다

소망이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아니함은

우리에게 주신 성령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사랑이 우리 마음에 부은 바

됨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