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을 먹고 무거워진 몸이 마치 중력에 의해 밑으로 떨어지는 가을 나뭇잎처럼 나른함에 눈꺼풀이 자꾸만 내려앉고 있었다.

2부 예배에서 목사님이 김성종 선교사님이 4부 예배에서 설교를 하실 것이라고 말씀하셨고, 시곗바늘이 2시를 향해 거의 다가서고 있을 때, 4부 예배를 듣기 위해 준비를 하면서 약간의 기대감에 마음이 설레이기 시작했습니다.

선교사님이 계신 온두라스에서는 어떤 변화가 일어났을까? 우리 교회 사람들이 항상 선교사님을 위해 중보기도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하나님의 일에 어떤 진척이 일어나고 있는지 궁금했기 때문입니다.

선교사님은 나직한 목소리로 설교를 시작하셨고 우리는 그 분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시는 메시지를 읽기 위해 영적으로 깨어나고자 노력했습니다.

설교의 타이틀은 내게 배우라였습니다.

간간이 오후의 나른함이 몰려와 명확하게 다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예수님을 따르고 예수님의 말씀으로 배우게 되면 우리 삶의 멍에의 무게가 훨씬 가벼워져 우리 삶이 쉼을 얻게 된다는 것으로 이해했습니다.

선교사님은 또 2차대전 당시 히틀러에 의해 희생된 사람들의 숫자보다 레닌에 의한 소련의 공산 혁명 때 스탈린에 의해 희생된 사람들의 수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많았다는 것을 말씀하시면서 누가복음 19장 42절의 말씀을 인용하셨는데 

누가복음 19장 42절

" 이르시되 너도 오늘 평화에 관한 일을 알았더라면 좋을 뻔하였거니와

지금 네 눈에 숨겨졌도다 "

공산혁명이 평등을 주장하였지만 결국은 유산계급과 무산계급으로 나눠지는 분리를 가져오게 되어 대중들이 환호하며 기대하였던 이상 세계는 이루어지지 않았죠.

우리 예수님은 사회의 모든 부분에 있는 사람들을 다 포용하시면서 자신을 십자가에 매달고 조롱하는 그들에게조차 용서를 구하시는 분이셨습니다.

"아버지여 저들의 죄를 사하여 주옵소서

저들은 저들이 하는 것을 알지 못하나이다."

바로 하나님의 아가페적인 사랑이었습니다.

누가복음 19장 42절의 "네 눈에 숨겨졌도다" 에서 진실이 그들에게 숨겨진 이유는 총명이 흐려지고 이성이 제구실을 하지 못하게 되면서 교만이 싹트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하셨는데 결과적으로 교만이 문제였던 것입니다.

기독교는 이성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이성을 바탕으로 더 높은 지혜를 추구하는 종교라고 들었습니다. 우리가 사는 시대에도 많은 정치인들이 국민을 위하는 선전을 하고 있지만 우리는 얼마만큼 그들의 진실성을 분별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우리 인간은 그럴듯한 말에 쉽게 현혹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와가 사탄의 그럴듯한 말에 쉽게 유혹되어 선악과를 먹은 것처럼 우리가 보는 세상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사탄이 사람들을 유혹하면서 계속해서 그들의 공작을 펴고 있습니다. 

사탄은 평화를 깨뜨리기 위해 사람을 이용하기도 하고, 어떤 이념을 통해 사회를 분열시키기도 하고, 개인의 탐욕을 이용해 공동체를 분쟁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우리 안에서도 사탄은 끊임없이 여러 가지 생각들을 심어주면서 우리의 믿음의 기반을 약화시키려고 합니다.

두려운 생각을 넣어주기도 하고, 때로는 이기적인 생각을, 또 때로는 미래에 대한 막연한 근심을, 하루에도 수십번 우리를 쥐고 흔들며 우리를 혼란스럽게 합니다. 

우리가 그 모든 사탄의 공작으로부터 우리의 믿음을 지키기 위해서는 선교사님의 말씀처럼 예수님을 따르고 말씀을 배우는 것이라고 봅니다. 

선교사님의 설교 중에 가장 기뻤던 부분은 바로 온두라스에서 선교의 문이 점점 열리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을 때였습니다. 

막혔던 감옥에서의 전도를 할 수 있게 되었고, 한글 학교를 개설하여 그것을  통해 전도를 꾀하는 과정에서 그 모든 것들이 성령님의 역사가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소망으로 부풀어 올랐습니다. 

물론 아직 그 과정에 있지만 분명 그 일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하나님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내 마음속에서도 일어났습니다. 

선교는 자신을 선교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는데 그 의미를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선교를 하면서 매일 하나님께 기도하고 하나님의 뜻을 물으면서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고 하신 말씀처럼 그렇게 함으로써 하나님을 향한 자신의 믿음을 보이고 하나님의 뜻에 따라가려는 순종을 나타냄으로써 주님이 우리 앞에서 주님의 일을 진두지휘하게 되시면 우리는 그분이 이루시는 일을 지켜보면서 기뻐하게 된다는 뜻이 아닐까요

선교사님의 설교를 생각하면서 시편 126편 5절, 6절이 떠올랐습니다.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거두리로다

울며 씨를 뿌리러 나가는 자는 반드시

기쁨으로 그 곡식 단을 가지고 돌아

오리로다 

온두라스에서 주님의 나라가 확장되어 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으면서 주님은 역시 주님의 일을 신실하게 하시는 분이시라는 것을 다시 한번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선교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제가 먼 곳으로 갈 수 있는 여건도 안 되고, 성경 지식도 부족하여 직접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지만 간접적으로 선교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최선을 다해 도움을 드리고 싶습니다. 

김 성종 선교사님 감사합니다. ~